베테랑2 (2024) 리뷰: 부패한 권력에 던지는 다시 한 번의 통쾌한 주먹
2025년, 《베테랑》이 돌아왔다. 2015년 한국 범죄액션 영화의 신화를 썼던 류승완 감독과 배우 황정민이 다시 의기투합한 속편 《베테랑 2》는, 원작의 유쾌하고 통쾌한 형사물의 매력을 계승하면서도,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주제 의식을 담아 더욱 묵직하게 돌아왔다. 이번 영화는 '베테랑 형사 서도철'의 귀환과 함께,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권력의 민낯을 다시 한번 거침없이 해부한다.
1. 줄거리 요약: 돌아온 서도철, 신흥 권력에 맞서다
《베테랑 2》는 강력반 형사 서도철(황정민)이 경찰 조직 내 내부 고발 사건과 관련된 의문의 자살 사건을 수사하면서 시작된다. 단순한 자살로 종결될 뻔한 이 사건은, 조사 과정에서 대기업의 불법 로비, 정치인들과의 커넥션, 그리고 경찰 고위 간부들의 비리로 얽힌 거대한 카르텔의 실체로 이어진다.
이번에는 단순한 '재벌 3세'가 아닌, 국가 시스템 전반을 장악하려는 신흥 권력과의 대결이다. 서도철은 조직 내부의 눈치 보기와 압박 속에서도 끝까지 사건의 본질을 파고들며, 자신의 원칙과 직감을 따라 부패의 심장부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간다.
여기에 새롭게 합류한 강력반 후배 형사 한지우(정해인)가 등장해, 신구 형사의 브로맨스를 통한 극의 긴장감과 유머를 더한다. 과거의 방식으로 정의를 구현해온 서도철과, 시스템을 믿고 접근하는 한지우 사이의 갈등과 화합은 이번 속편의 주요 드라마 축을 형성한다.
2. 캐릭터 분석: 인간 서도철의 깊어진 그림자
황정민은 여전히 능청스럽고 유쾌한 형사 서도철로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지친 모습이다. 정의감 하나로 뚫고 나가던 1편과 달리, 《베테랑 2》의 서도철은 수많은 사건과 조직의 현실을 겪으며 무뎌진 감정 속에서 다시 ‘정의’란 무엇인가를 묻는 인물이다.
정해인이 연기한 한지우는 이상주의자이지만, 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점차 현실을 알아가며 변화하는 인물이다. 그는 서도철과는 반대 지점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정의를 향해 손을 맞잡는다. 두 캐릭터의 대비와 성장, 그리고 상호 영향은 단순한 액션 이상의 드라마적 깊이를 만들어낸다.
반면, 악역으로 등장하는 조재윤은 부패 권력의 복합적인 얼굴을 대변한다. 로비스트, 정치 브로커, 대기업 부사장의 얼굴을 모두 가진 인물로, 단선적인 악역이 아니라 현실의 권력을 상징하는 다층적 인물이다.
3. 액션과 연출: 묵직하고 정제된 리얼리즘
《베테랑 2》의 액션은 1편보다 훨씬 정제되고 묵직하다. 거리의 추격전, 지하주차장의 근접 격투, 고층 건물의 스턴트 장면 등은 CG의 도움 없이 리얼하게 구현돼 관객에게 체감형 액션의 쾌감을 선사한다.
류승완 감독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카메라 워크는 여전하며, 다큐멘터리적인 현실감을 강조한 촬영 기법은 영화의 메시지를 보다 사실감 있게 전달한다. 특히 정치권과 재계, 경찰 권력의 삼각 커넥션을 파헤치는 과정은 스릴러적인 연출로 몰입도를 높인다.
배경음악 역시 최소화되어, 장면의 긴박감과 배우들의 호흡이 직접적으로 전달된다. 음악보다 정적과 숨소리, 공간의 질감을 살리는 방식은 영화의 리얼리즘을 더욱 강조한다.
4. 사회적 메시지: 정의는 여전히 싸워야 할 대상인가
《베테랑 2》는 단순한 범죄 액션 영화가 아니다. 한국 사회의 권력 구조, 기득권 카르텔, 내부 고발자의 처우, 경찰 조직의 한계 등, 현실적인 주제를 거침없이 다룬다. 특히 내부 고발자를 '배신자'로 치부하는 조직 문화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진실을 덮는 위선적인 구조는 오늘날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서도철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물리적 도구일 뿐 아니라, 끊임없이 '왜 싸우는가'를 되묻는 인물로 변화한다. 그가 던지는 마지막 대사는 관객에게 정의의 본질과 사회적 책임, 개인의 윤리에 대한 질문을 남긴다.
"우리가 지키는 건, 법이 아니야. 사람이지."
5. 속편의 존재 이유: 진화한 ‘베테랑’의 가능성
속편은 종종 전작을 따라가기에 급급하거나, 과거의 영광을 반복하려는 시도로 비판받기 쉽다. 그러나 《베테랑 2》는 단순한 반복이 아닌, 진화에 성공한 작품이다. 전작의 캐릭터와 톤은 유지하면서도, 시대적 이슈와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 더 깊어진 주제 의식으로 독자적인 작품성을 획득한다.
류승완 감독은 여전히 대중성과 메시지를 동시에 지닌 감독이며, 황정민은 시대가 원하는 '정의의 얼굴'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 결론: 다시, 정의를 묻는 시간
《베테랑 2》는 단순한 오락 액션을 넘어, 지금 한국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정의'라는 단어가 점점 공허해지고 있는 시대에, 이 영화는 다시 그 의미를 곱씹게 한다. 여전히 권력은 공고하고, 진실은 가려지며, 싸움은 반복된다. 그러나 그 안에서 한 사람의 집념, 한 형사의 외침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 그것이 바로 《베테랑 2》가 던지는 가장 큰 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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